도호쿠 시리즈 3편.
8박 9일 여행하면 역시. 7일차가 지나면 사진이 점차 사라진다.
게다가 이 촌동네는 다이어가 아주 절망적이다.
덕분에 매일 아침 6~7시에는 일어나줘야 하는 불상사와 함께,
한국에서 한참 동쪽으로 와서인지, 일출-일몰이 1시간 정도 빠르다.
새벽 4시즈음이면 밝아지더니 오후 5시면 해가 진다. 5월 말에.

아주 절망적이다.
JR 빼면 그나마 큰 라인인데 다이어가 이렇다.
결국엔 또. 아키타에서 7시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준비하고
하루에 단 세번 있는 리조트 시라카미를 타겠다고.
오우본선으로는 히로사키까지 2시간이면 갈테지만,
사실 이거 한번 타보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08:20 아키타 출발 - 12:51 히로사키 도착
두번 타라면 조금 생각해보고 싶은 짓을 시작했다.


별거 없이 해안선 좀 달리고 쥬니코 옆에도 들리지만,
16시 료칸 체크인 때문에 결국 바로 히로사키행.
일본에서도 사과와 벚꽃이 피는 히로사키성 공원으로 유명한
히로사키인데. 꽃은 다졌고. 성은 보수 공사중이라 저 모냥.



그래도 또, 소바 좀 먹고 료칸으로 후다다닥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로도 한시간 들어가고 들어가서
료칸 방에 들어가면 바로 앞에 신사랑 이와키산.
낡은 료칸..보다 산장에 가깝고, 도로 바로 옆이라 밤에 시끄럽지만,
탕도 나름 유명한 동네라 유황냄새 펄펄나주고, 손님도 나 혼자라
세네번씩 들어가서 난리를 펴도 상관없었다.


다음날엔 또. 버스가 하루에 몇대 없어서 아침만 먹고
빠르게 나와서 아오모리행. 아오모리에서 또.
어디를 가볼까하다가 도와다호를 가보자해서
계산을 해보니 13시차를 안타면 '못돌아온다'
결국 타고 도와다호로 직행.
한 세시간 멍 때리다보면 산과 계곡을 지나서.
오이라세계류를 주우우욱 거슬러 올라간다.






도와다호에서 내려서 주우우욱 하이킹 코르를 따라서 내려오다가.
반쯤 왔는데 막차가 온다. 눈물을 머금고 아오모리 복귀행.
다음날에는 정말 할게 없어서 유채꽃이라도 보러 갈까 했더니 없대...
오소레잔을 가려고 했는데 왕복할 엄두가 나지도 않고...
중간에 내렸더니 다이어는 무슨 2시간 텀이야 왜...


돌아와서 임연수에 우롱하이 한잔하고.
밤거리 좀 어슬렁어슬렁. 그리고 다음날 귀국.

(그렇게 혼슈 종단을 했다고 한다)
결국 기차만타고 1천키로 넘게 움직인 8박 9일인데.
기차 안에서 보낸게 여행의 1/4 정도는 될테지만,
남들은 그럴거면 왜 갔냐고. 돈 들여서 아깝다고 하지만.
졸업유예를 해놓고 몇달을 놀다보니 스트레스도 생기고,
아무리 1년은 쉬겠다고 하지만 부담감이 생겨서,
결국엔 혼자서 훅하니 떠난 여행.
아무래도 한국어가 안들리니까, 안보이니까.
익숙한 일본어라고 해도 일단은 외국어니까.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으니
여유롭게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던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지나야 이런 긴 여행을,
혼자서 생각을 정리할 여행을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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